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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추천 61

김영랑 오월 | 김영랑시 서정시 짧은시

오월  들길은 마을에 들자 붉어지고마을 골목은 들로 내려서자 푸르러졌다바람은 넘실 천 이랑 만 이랑이랑 이랑 햇빛이 갈라지고보리도 허리통이 부끄럽게 드러났다꾀꼬리는 여태 혼자 날아 볼 줄 모르나니암컷이라 쫓길 뿐수놈이라 쫓을 뿐황금 빛난 길이 어지럴 뿐얇은 단장하고 아양 가득 차 있는산봉우리야 오늘 밤 너 어디로 가 버리련?

함께읽는시집 2024.08.20

고은 머슴 대길이 | 현대시 짧은시 좋은시

머슴 대길이  새터 관전이네 머슴 대길이는상머슴으로누룩 도야지 한 마리 번쩍 들어도야지 우리에 넘겼지요.그야말로 도야지 멱 따는 소리까지도 후딱 넘겼지요.밥 때 늦어도 투덜댈 줄 통 모르고이른 아침 동네길 이슬도 털고 잘도 치워 훤히 가리마 났지요.그러나 낮보다 어둠에 빛나는 먹눈이었지요.머슴방 등잔불 아래나는 대길이 아저씨한테 가갸거겨 배웠지요.그리하여 장화홍련전을 주룩주룩 비오듯 읽었지요.어린 아이 세상에 눈 떴지요.일제 36년 지나간 뒤 가갸거겨 아는 놈은 나밖에 읽었지요. 대길이 아저씨더러는주인도 동네 어른도 함부로 대하지 않았지요.살구꽃 핀 마을 뒷산에 올라가서흩적삼 큰아기 따위에는 눈요기도 안하고지게 작대기 뉘어 놓고 먼 데 바다를 바라보았지요나도 따라 바라보았지요.우르르르 달려가는 바다 울음..

함께읽는시집 2024.08.19

이해인 꽃멀미 | 이해인수녀 짧은시 좋은시

꽃멀미  사람들을 너무 많이 만나면말에 취해서 멀미가 나고,꽃들을 너무 많이 대하면향기에 취해서 멀미가 나지. 살아있는 것은 아픈 것,아름다운 것은 어지러운 것. 너무 많아도 싫지 않은 꽃을 보면서나는 더욱 사람들을 사랑하기 시작하지. 사람들에게도 꽃처럼 향기가 있다는 걸새롭게 배우기 시작하지

함께읽는시집 2024.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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