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태주 그리움 | 현대시 사랑시 이별시 짧은시 그리움 가지 말라는데 가고 싶은 길이 있다만나지 말자면서 만나고 싶은 사람이 있다하지 말라면 더욱 해보고 싶은 일이 있다 그것이 인생이고 그리움바로 너다. 함께읽는시집 2024.09.01
나태주 서로가 꽃 | 현대시 사랑시 짧은시 서로가 꽃 우리는 서로가꽃이고 기도다 나 없을 때 너보고 싶었지?생각 많이 났지? 나 아플 때 너걱정됐지?기도하고 싶었지? 그건 나도 그래우리는 서로가기도이고 꽃이다 함께읽는시집 2024.08.30
이수복 봄비 | 현대시 서정시 짧은시 봄비 이 비 그치면내 마음 강나루 긴 언덕에서러운 풀빛이 짙어 오것다. 푸르른 보리밭 길맑은 하늘에종달새만 무에라고 지껄이것다. 이 비 그치면시새워 벙글어질 고운 꽃밭 속처녀 애들 짝하여 새로이 서고 임 앞에 타오르는향연(香煙)과 같이땅에선 또 아지랑이 타오르것다. 함께읽는시집 2024.08.24
김영랑 오월 | 김영랑시 서정시 짧은시 오월 들길은 마을에 들자 붉어지고마을 골목은 들로 내려서자 푸르러졌다바람은 넘실 천 이랑 만 이랑이랑 이랑 햇빛이 갈라지고보리도 허리통이 부끄럽게 드러났다꾀꼬리는 여태 혼자 날아 볼 줄 모르나니암컷이라 쫓길 뿐수놈이라 쫓을 뿐황금 빛난 길이 어지럴 뿐얇은 단장하고 아양 가득 차 있는산봉우리야 오늘 밤 너 어디로 가 버리련? 함께읽는시집 2024.08.20
고은 머슴 대길이 | 현대시 짧은시 좋은시 머슴 대길이 새터 관전이네 머슴 대길이는상머슴으로누룩 도야지 한 마리 번쩍 들어도야지 우리에 넘겼지요.그야말로 도야지 멱 따는 소리까지도 후딱 넘겼지요.밥 때 늦어도 투덜댈 줄 통 모르고이른 아침 동네길 이슬도 털고 잘도 치워 훤히 가리마 났지요.그러나 낮보다 어둠에 빛나는 먹눈이었지요.머슴방 등잔불 아래나는 대길이 아저씨한테 가갸거겨 배웠지요.그리하여 장화홍련전을 주룩주룩 비오듯 읽었지요.어린 아이 세상에 눈 떴지요.일제 36년 지나간 뒤 가갸거겨 아는 놈은 나밖에 읽었지요. 대길이 아저씨더러는주인도 동네 어른도 함부로 대하지 않았지요.살구꽃 핀 마을 뒷산에 올라가서흩적삼 큰아기 따위에는 눈요기도 안하고지게 작대기 뉘어 놓고 먼 데 바다를 바라보았지요나도 따라 바라보았지요.우르르르 달려가는 바다 울음.. 함께읽는시집 2024.08.19
김영랑 돌담에 속삭이는 햇발같이 | 서정시 현대시 짧은시 좋은시 돌담에 속삭이는 햇발같이 돌담에 속삭이는 햇발같이풀 아래 웃음짓는 샘물같이내 마음 고요히 고운 봄 길 위에오늘 하루 하늘을 우러르고 싶다. 새악시 볼에 떠오는 부끄럼같이시(詩)의 가슴에 살포시 젖는 물결같이보드레한 에메랄드 얇게 흐르는실비단 하늘을 바라보고 싶다. 함께읽는시집 2024.08.15
이육사 절정 | 현대시 짧은시 좋은시 절정 매운 계절(季節)의 채찍에 갈겨마침내 북방(北方)으로 휩쓸려 오다. 하늘도 그만 지쳐 끝난 고원(高原)서릿발 칼날진 그 위에 서다. 어데다 무릎을 꿇어야 하나한 발 재겨 디딜 곳조차 없다. 이러매 눈 감아 생각해 볼 밖에겨울은 강철로 된 무지갠가 보다. 함께읽는시집 2024.08.13
이해인 꽃멀미 | 이해인수녀 짧은시 좋은시 꽃멀미 사람들을 너무 많이 만나면말에 취해서 멀미가 나고,꽃들을 너무 많이 대하면향기에 취해서 멀미가 나지. 살아있는 것은 아픈 것,아름다운 것은 어지러운 것. 너무 많아도 싫지 않은 꽃을 보면서나는 더욱 사람들을 사랑하기 시작하지. 사람들에게도 꽃처럼 향기가 있다는 걸새롭게 배우기 시작하지 함께읽는시집 2024.08.03
이해인 한 방울의 그리움 | 짧은시 좋은시 한 방울의 그리움 마르지 않는한 방울의잉크빛 그리움이오래 전부터내 안에 출렁입니다 지우려 해도다시 번져오는이 그리움의 이름이바로 당신임을너무 일찍 알아 기쁜 것 같기도너무 늦게 알아 슬픈 것 같기도 나는 분명 당신을 사랑하지만당신을 잘 모르듯이내 마음도 잘 모름을용서받고 싶습니다 함께읽는시집 2024.08.02
윤동주 해바라기 얼굴 | 짧은시 좋은시 해바라기 얼굴 누나의 얼굴은해바라기 얼굴해가 금방 뜨자일터에 간다. 해바라기 얼굴은누나의 얼굴얼굴이 숙어들어집으로 온다. 함께읽는시집 2024.07.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