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랑 언덕에 바로 누워 | 김영랑시 짧은시 서정시 언덕에 바로 누워 언덕에 바로 누워아득한 푸른 하늘 뜻없이 바라보다나는 잊었읍네 눈물 드는 노래를그 하늘 아슬하야 너무도 아슬하야 이 몸이 서러운 줄 언덕이야 아시련만마음의 가는 웃음 한 때라도 없드라니아슬한 하늘 아래 귀여운 맘 질거운 맘내 눈은 감기었네 감기었네 함께읽는시집 2024.10.08
정희성 한 그리움이 다른 그리움에게 | 현대시 짧은시 사랑시 한 그리움이 다른 그리움에게 어느 날 당신과 내가날과 씨로 만나서하나의 꿈을 엮을 수만 있다면우리들의 꿈이 만나한 폭의 비단이 된다면나는 기다리리, 추운 길목에서오랜 침묵과 외로움 끝에한 슬픔이 다른 슬픔에게 손을 주고한 그리움이 다른 그리움의그윽한 눈을 들여다볼 때어느 겨울인들우리들의 사랑을 춥게 하리외롭고 긴 기다림 끝에어느 날 당신과 내가 만나하나의 꿈을 엮을 수만 있다면 함께읽는시집 2024.10.02
간밤에 읽은 책 | 서로가 꽃 서로가 꽃우리는 서로가꽃이고 기도다나 없을 때 너보고 싶었지?생각 많이 났지?나 아플 때 너걱정됐지?기도하고 싶었지?그건 나도 그래우리는 서로가기도이고 꽃이다 제비꽃 그대 떠난 자리에나 혼자 남아쓸쓸한 날제비꽃이 피었습니다다른 날보다 더 예쁘게피었습니다. 사랑은 언제나 서툴다서툴지 않은 사랑은 이미사랑이 아니다어제 보고 오늘 보아도서툴고 새로운 너의 얼굴낯설지 않은 사랑은 이미사랑이 아니다금방 듣고 또 들어도낯설고 새로운 너의 목소리어디서 이 사람을 보았던가……이 목소리 들었던가……서툰 것만이 사랑이다낯선 것만이 사랑이다오늘도 너는 내 앞에서다시 한번 태어나고오늘도 나는 네 앞에서다시 한번 죽는다. 첫눈 같은멀리서 머뭇거리만 한다기다려도 쉽게 오지 않는다와서는 잠시 있다가.. 간밤에읽은책 2024.09.29
김지하 타는 목마름으로 | 현대시 투쟁시 짧은시 타는 목마름으로 신새벽 뒷골목에네 이름을 쓴다 민주주의여내 머리는 너를 잊은 지 오래내 발길은 너를 잊은 지 너무도 너무도 오래오직 한 가닥 있어타는 가슴 속 목마름의 기억이네 이름을 남 몰래 쓴다 민주주의여 아직 동 트지 않은 뒷골목의 어딘가발자욱 소리 호르락 소리 문 두드리는 소리외마디 길고 긴 누군가의 비명 소리신음 소리 통곡 소리 탄식 소리 그 속에 내 가슴팍 속에깊이깊이 새겨지는 네 이름 위에네 이름의 외로운 눈부심 위에살아오는 삶의 아픔살아오는 저 푸르른 자유의 추억되살아오는 끌려가던 벗들의 피묻은 얼굴떨리는 손 떨리는 가슴떨리는 치떨리는 노여움으로 나무판자에백묵으로 서툰 솜씨로쓴다. 숨죽여 흐느끼며네 이름을 남 몰래 쓴다.타는 목마름으로타는 목마름으로민주주의여 만세 함께읽는시집 2024.09.10
나태주 첫눈 같은 | 나태주시 사랑시 짧은시 첫눈 같은 멀리서 머뭇거리만 한다기다려도 쉽게 오지 않는다와서는 잠시 있다가 또훌쩍 떠난다가슴에 남는 것은 오로지서늘한 후회 한 조각! 그래도 나는 네가 좋다. 함께읽는시집 2024.09.04
나태주 그리움 | 나태주시 사랑시 이별시 짧은시 그리움 가지 말라는데 가고 싶은 길이 있다만나지 말자면서 만나고 싶은 사람이 있다하지 말라면 더욱 해보고 싶은 일이 있다 그것이 인생이고 그리움바로 너다. 함께읽는시집 2024.09.03
나태주 그리움 | 현대시 사랑시 이별시 짧은시 그리움 가지 말라는데 가고 싶은 길이 있다만나지 말자면서 만나고 싶은 사람이 있다하지 말라면 더욱 해보고 싶은 일이 있다 그것이 인생이고 그리움바로 너다. 함께읽는시집 2024.09.01
나태주 서로가 꽃 | 현대시 사랑시 짧은시 서로가 꽃 우리는 서로가꽃이고 기도다 나 없을 때 너보고 싶었지?생각 많이 났지? 나 아플 때 너걱정됐지?기도하고 싶었지? 그건 나도 그래우리는 서로가기도이고 꽃이다 함께읽는시집 2024.08.30
김영랑 거문고 | 김영랑시 현대시 자유시 짧은시 거문고 검은 벽에 기대선 채로해가 스무 번 바뀌었는데내 기린(麒麟)은 영영 울지를 못한다 그 가슴을 퉁 흔들고 간 노인(老人)의 손지금 어느 끝없는 향연에 높이 앉았으려니땅 우의 외롱 기린이야 하마 잊어졌을라. 바깥은 거친 들 이리 떼만 몰려다니고사람인 양 꾸민 잔나비 떼들 쏘다니어내 기린은 맘 둘 곳 몸 둘 곳 없어지다. 문 아주 굳이 닫고 벽에 기대선 채해가 또 한 번 바뀌거늘이 밤도 내 기린은 맘 놓고 울들 못한다 함께읽는시집 2024.08.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