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밤에읽은책

간밤에 읽은 책 | 단어가 품은 세계

하나의책장 2025. 1. 2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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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어가 품은 세계
단어의 깊이와 아름다움을 통해 삶을 이해하고 세상을 탐구하는 서울대 명강의가 책으로 탄생했다. 서울대 국어국문학과 황선엽 교수의 첫 인문교양서 《단어가 품은 세계》가 바로 그 책이다. 국어의 역사를 비롯하여 어원과 단어의 변천에 깊은 관심을 두고 탐구하고 있는 황선엽 교수는 이번 책을 통해 우리가 매일 쓰면서도 몰랐던 단어의 비밀은 물론, 단어를 탐구하며 마주한 인간의 삶에 대한 통찰과 지혜를 흥미진진하게 전한다. 이 책은 단어의 탄생과 성장, 쓰임에
저자
황선엽
출판
빛의서가
출판일
2024.11.22

 

 

 

단어가 품은 세계

저자 황선엽

빛의서가

2024-11-22

인문학 > 교양 인문학

인문학 > 언어학 > 한국어

 

 

 

 

사소하다 여겨지는 것들에 궁금증을 품을 줄 알면 더 많은 것들에 관심이 가고 알고 싶어집니다.

사소한 궁금증이 위대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시를 읽다 보면 눈에 들어오는 구절이 있습니다. '얼룩백이(현대 표준어로는 얼룩빼기) 황소'라는 부분입니다. 얼룩백이 황소란 어떤 소를 말하는 걸까요? 얼룩백이 황소 모습을 머릿속에 한번 떠올려 보시기 바랍니다. 떠올리려고 가만 생각해보면 어딘가 이상하지 않나요?

해가 저물어가는 저녁 무렵 넓은 벌판에서 황금빛 햇살을 받으며 한가로이 풀을 뜯다 울음을 우는 누런 소의 모습을 떠올리다가 번뜩 생각하게 됩니다.

 

'가만, 그냥 황소가 아니라 '얼룩백이' 황소잖아?'

 

머릿속으로 떠올리던 누런 소에 얼룩덜룩 덧칠을 해야 하는 걸까, 생각할지도 모르지요. 왜 시인은 황소도 아니고 얼룩백이 소도 아닌, 얼룩백이 황소라고 했을까요? 얼룩백이 황소란 대체 어떻게 생긴 소일까요?

 

 

황소는 누런 소가 아닙니다

 

여기까지 이야기를 하고서 "황소가 어떤 소를 말하는 걸까요?" 질문을 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황소의 '황'이 누를 황(黃)이라고 오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오늘날 한우의 대표인 누런 소를 두고 황소라고 한다고 말이지요.

그러나 사전에서 황소를 한번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황소: <명사> 큰 수소

 

 

학계를 발칵 뒤집어놓을 정도로 떠들썩했던 논란은 겉모습만 보고 원래 의미를 잘 살피지 못했기에 일어났습니다. 하나의 어휘를 살펴볼 때는 시대나 지역에 따라 의미나 대상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하겠습니다. 사람을 살펴볼 때도 마찬가지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겉모습만 보고 차갑다고 여기거나 냉소적일 거라고 생각했던 사람이었는데 이야기를 많이 나누어보고 그 사람의 내면을 알아나가다 보면 따듯하고 배려 깊은 사람이라는 것을 깨닫기도 합니다. 참된 의미는 겉으로 잘 드러나지 않는 법이지요. 한 사람을 바라볼 때도, 하나의 어휘를 사용할 때도 어떤 삶을 살아오고 어떤 역사적 과정을 걸어왔는지 들여다볼 일입니다.

 

 

우리가 매일 쓰는 단어와 말 속에는 수천 년 동안 이어져 온 문화와 풍습과 삶의 방식이 녹아들어 있습니다. 무심코 사용하는 단어가 어디에서 유래되어 왜 이렇게 쓰이고 있는지를 알고 나면 주변 풍경이 달리 보이고 사람 사는 세상이 새롭게 느껴지는 신기한 경험을 하게 됩니다. 당연하다 생각하던 것들을 다시금 들여다보고 탐구하며 몰랐던 세계를 알게 되지요. 매일매일 사용하면서도 정작 그 유래를 모르는 단어는 아주 많습니다. 그 가운데는 양치질이 있습니다. 양치질이라는 단어의 유래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인도에서 시작해 중국을 거쳐 우리나라로 이어지는 문화의 전파와 그 이면에 남아 있는 문화사적 이해가 필요합니다. 나아가 근대 이후에는 일본의 영향까지도 고려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양치는 매우 흥미로운 단어이지요. 양치질이라는 단어 하나에 수천 년의 문화가 녹아들어 있는 셈입니다.

 

 

대개 사람들은 사전에서 기술하고 있는 것을 맹신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사전에 이렇게 나와 있으니까 항상 옳다고 생각하는 것이지요. 그러나 사전도 사람이 만드는 것입니다. 뜻풀이가 잘못되어 있는 것도 많지요. 사전 기술하는 사람이 모든 분야에 정통한 전문가이지는 않으므로 정확한 지식이 없다면 비슷한 다른 풀이를 할 가능성도 있는 것입니다. 그러니 사전에서 기술하는 내용이라고 해서 항상 옳지는 않다는 것을 인지하고 사전을 비판적으로 수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까치 까치 설날은 어저께고요

우리 우리 설날은 오늘이래요.

 

가사를 읽는 것만으로도 자연스럽게 노래를 부르게 되는 이 동요는 아마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가장 친숙한 설날 노래가 아닐까 합니다. 까치설이란 단어를 ‘까치 까치 설날’이라 풀어놓으니 까치설이 마치 '까치의 설날'이라는 의미로 인식되지요. 까치와 설날은 무슨 관계가 있으며 왜 까치 설날을 두고 어저께라고 하는 걸까요? 까치설이라는 단어가 어떻게 오늘날에 이르게 되었는지 살펴보면 자주 들으면서도 제대로 뜻을 알 수 없던 이 노래의 의미를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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