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개를 키우려는 당신에게
저자 강형욱
혜다
2025-01-15
건강/취미 > 반려동물
자신이 키우는 개가 위험하다는 것을 절대 인정하지 않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개는 산책과 운동이 필요한데, 자신은 같이 운동할 힘도 그럴 여유도 없으니 너 혼자 놀다 오라면서 그냥 개를 풀어놓는 사람들이 아직까지 있습니다.
그런데 그 개가 다른 개나 사람을 공격한다면 이후엔 절대로 풀어놓으면 안 됩니다.
하지만 이런 상식적인 생각도 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여전히 있습니다.
어린 강아지들은 서로 양보하고 배려하면서 놀지 않습니다. 어쩌다 운이 좋아서 기질이 약한 개들만 모였다면 서로를 배려하며 놀 수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이런 경우라도 시간이 좀 지나면 그중에서도 누가 더 강하고 약한지 금세 드러나게 되고, 결국 조금이라도 더 힘이 센 개가 리더가 되어 자기 맘대로 하겠다고 욕심을 부리게 됩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어린 강아지들끼리만 놀 경우엔 보호자들이 꼭 옆에서 지켜봐야 하는 겁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자신의 개가 다른 개를 보면 공격할 수도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꼭 인사를 시키려 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인사를 한다는 말은 참 듣기 좋습니다. 인사를 한다는 걸 부정적으로 받아들일 사람이 얼마나 있겠습니까? 하지만 조금만 생각해 보면, 우리 중 누구도 내가 원하지 않는 방식으로 낯선 이와 인사를 나누고 싶어 하지 않습니다. 상대의 의도가 선하다고 해서 그가 하는 모든 행동을 기분 좋게 받아들일 수는 없는 겁니다.
반려견을 키우려는 사람들은 좋은 상상만 합니다. 막연히 반려견을 키우는 내내 즐겁고 행복한 일들만 있을 거라고, 사랑만 해 주면 아무 문제 없이 잘 클 거라고 생각하는 겁니다. 이런 식으로 대다수의 사람들은 개를 키우면 자신 또한 행복해질 거라 믿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스스로를 보호자라고 생각한다면, 나 자신보다는 내게 온 반려견을 행복하게 잘 살게 해 주는 것이 진정한 보호자의 역할이 아닐까 싶습니다.
반려견은 어쩔 수 없이 동물입니다. 그들에게 생존은 최우선 과제이기에 때로는 이기적인 행동도 서슴지 않습니다. 자신이 보호자에게 이쁨을 받으면 그만이지, 저쪽에 혼자 외롭게 누워 있는 다른 반려견까지 신경을 쓰진 않습니다.
……
반려견의 세계도 마찬가지입니다. 모두를 똑같이 사랑한다면 상황에 맞게 다른 대우를 해줘야 합니다. 또한 모두에게 똑같이 적용되는 규율이 있어야 하고, 보호자 자신부터 그 규율을 잘 지켜야 합니다.
반려견의 배변 실수는 버릇없고 나쁜 습관이라기보다, 뭔가 잘못된 상황에 노출되어 벌어진 사고와 같습니다. 규칙적이지 않고 균형이 깨진 삶을 사는 반려견일수록 아무 데나 배변을 할 확률이 높습니다. 저는 한국에 있는 모든 반려견들이 야외 배변을 하게 되길 바랍니다. 하루에 최소 4번은 집 밖으로 나가 소변만이라도 보고 들어오길 바랍니다. 물론 이 소망이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는 않을 겁니다. 하지만 장담할 수 있는 건, 이렇게 야외 배변을 하다 보면 반려견들이 가지고 있는 문제들 대부분
반려견은 자신의 보호자를 좋아합니다. 단지 좋아하는 것을 넘어 보호자와 한 몸, 한마음이 되고 싶어 합니다. 그렇게 할 수 없다면 평생 보호자 옆에 살면서 도움이 될 수 있는 거라면 뭐든 해 주고 싶어 합니다. 진짜냐고요?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반려견을 보세요. 뭘 하고 있나요? 아마 당신을 보고 있을 겁니다. 일어나자마자 화장실에 가시죠? 그때 반려견을 보세요. 뭘 하고 있나요? 아마도 당신을 보고 있을 겁니다. 씻고 옷을 입고 외출할 준비를 할 때는요? 이번에도 당신을 보고 있을 겁니다.
이렇게 반려견은 하루 종일 보호자만 쳐다보고 보호자 생각만 합니다. 반려견은 당신의 발걸음만 따라다니는 게 아닙니다. 당신의 마음 또한 하루 종일 따라다닙니다.
압박만 하는 훈련법은 정말 좋지 않습니다.
하지만 보호자의 무책임한 태도는 더 좋지 않습니다.
반려견을 어떻게 대하느냐도 중요하지만, 반려견을 키우는 보호자가 어떤 식으로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지도 무척 중요합니다.
내가 개를 키워도 되는 사람인지, 그럴 수 있는 상황인지, 적절한 환경이 갖춰졌는지 등등을 전부 고려해 봐야 하는 겁니다.
사랑만 해 주면 개가 한없이 착해지고 심지어 사람이 될 걸로 착각하는 보호자들도 많습니다.
개는 절대 사람이 될 수 없습니다.
개는 개로 살아야 행복합니다.
개는 자신을 개로 생각하고 돌봐 주는 보호자를 만나야 잘 살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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