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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밤에 읽은 책 | 글쓰기를 배우지 않기

하나의책장 2025. 1. 1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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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를 배우지 않기
전세계 500만 독자돌이 매일 모닝페이지를 작성하며 내면의 창조성을 이끌어내도록 가르쳐 준 줄리아 카메론의 명저 〈아티스트웨이〉, 자기안의 진실한 외침을 거침없는 글쓰기로 채워나갈 수 있게 만든 나탈리 골드버그의 〈뼛속까지 내려가서 써라〉, 타고난 재능이 아니라 자신에게 친절한 지혜와 연습으로 글을 쓰도록 가르쳐준 〈하버드 글쓰기 강의〉. 하지만 이 유명한 베스트셀러 작가들 모두에게 글쓰기의 깊은 통찰과 영감을 베풀어준 인물은 따로 있었으니 바로 생각
저자
피터 엘보
출판
페르아미카실렌티아루네
출판일
2024.11.11

 

 

 

글쓰기를 배우지 않기

저자 피터 엘보

페르아미카실렌티아루네

2024-11-11

인문학 > 책읽기 > 글쓰기

인문학 > 교양 인문학

 

 

 

 

내가 아는 한 글쓰기 실력을 늘리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규칙적으로 무작정 쓰기(freewriting)를 실천하는 것이다. 일주일에 적어도 세 번은 해야 한다. 무작정 쓰기는 때로는 무의식적 글쓰기' '지껄이기' '수다 떨기' 라고도 한다. 이것은 10분 동안 그냥 쓰는 것이다. (나중에는 15분이나 20분으로 늘려도 된다.) 무슨 일이 있어도 멈추면 안 된다. 조급해 하지 말고 그냥 써 내려가면 된다. 앞으로 되돌아가거나, 쓴 것을 지우거나, 맞춤법이 무엇이었는지 생각하거나, 어떤 단어나 생각을 써야 할지 고민하거나, 지금 하고 있는 일에 대해 생각하면 안 된다. 쓸 단어나 맞춤법이 생각나지 않거든 그냥 물결 표시를 하거나 "생각이 안 난다"라고 쓴다. 그냥 뭔가를 적으라. 가장 쉬운 요령은 머릿속에 떠오르는 생각을 그대로 옮겨 적는 것이다. 생각이 꽉 막히면 ‘뭐라고 써야 할지 모르겠다. 뭘 써야 할지 모르겠다’라고 몇 번이고 쓴다. 아니면 마지막으로 쓴 단어를 반복해서 써도 되고 아무 단어나 써도 좋다. 단 한 가지 철칙은 '절대' 멈추지 말라는 것이다.

 

 

무작정 쓰기는 아무 소용없는 짓 같지만 분명한 가치가 있다. 말하기와 글쓰기의 차이를 생각해보라. 글쓰기는 교정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그 장점은 단점이 되기도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단어가 의식에 떠오르기 시작하는 순간부터 그것을 연필이나 타자기를 통해 지면에 옮기는 순간까지 머릿속에서 복잡한 교정을 수없이 반복한다. 이것은 글을 쓸 때 '실수'에 집착하게 만든 교육 탓도 있다. 그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글을 쓸 때 끊임없이 맞춤법과 문법을 의식한다.

 

 

무작정 쓰기의 요점은 쓰는 동안 교정을 하지 않는 것이다. 그것은 단어를 떠올리는 일과 그 단어를 종이에 적는 일을 동시에 하는 연습이다. 규칙적으로 실천하면, 글을 쓰면서 동시에 교정을 하려는 뿌리 깊은 습관을 없앨 수 있다. 이 연습을 하면 글이 덜 막히는데, 그 이유는 단어가 더 쉽게 나오기 때문이다. 종이는 더 많이 쓰겠지만 연필을 씹는 횟수는 줄어들 것이다.

 

 

그런 일이 일어나는 이유는 무작정 쓴 글의 통일성 있는 부분에서는, 다시 말해 당신의 정신이 최고조인 상태에서 생명력 있는 문장이 나온 부분에서는, 우리가 심사숙고해서 이를 수 있는 수준보다 의미의 통합이 더 정교한 수준에 이르기 때문이다. 때로는 자신에게 깊은 의미가 있는 일을 말로 하거나 글로 쓰다 보면 다른 어느 때보다 조화롭고 명료한 문장이 나온다. 이때는 구상을 해서 한 문장씩 써 나갈 필요가 없다. 그의 마음이 부족함 없이 담기기 때문이다. 문장에 담긴 의미는 더할 나위 없이 정교하게 짜맞춰지고 온전하게 통합된다. 그의 마음이 문장에 작용해서일 수도 있지만, 그보다는 문장이 그의 전체적인 자아를 통과하며 걸러졌다고 하는 게 정확할 것이다. 그런 글에서는 기계적인 조작이 느껴지지 않고 기어가 변속되는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기어가 바뀔 때도 부드럽고 자연스럽고 유기적이다. 그것은 마치 각 부분이 희미하게 전체를 포함하는 홀로그램처럼 단어 하나하나에 해당 문장의 의미가 모두 스며들어 있다.

내가 말하고 싶은 요지는 아주 간단하다. 평소에 무작정 쓰기를 한다면 그중 많은 글들이 혹은 대부분의 글들이 공들여 쓰고 고친 것들보다 못할 것이다. 하지만 그중 좋은 대목들은 우리가 갖은 수단을 써서 써낼 수 있는 글보다 훨씬 더 나을 것이다.

 

 

진심으로 글 쓰는 솜씨를 늘리고 싶다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매일 무작정 쓰기로 일기를 대신하는 것이다. 하루에 10분만 쓰면 된다. 하루 일을 전부 적을 필요는 없고, 그냥 그날 하루의 단상을 간단히 적는 것이다. 심사숙고할 필요도 없고, 그냥 그날 하루의 단상을 간단히 적는 것이다. 심사숙고할 필요도 없고, 준비할 것도 없고, 글을 쓰고 싶은 의욕이 없어도 된다. 멈추지 말고, 떠오르는 단어가 있다면 무작정 적어보자. 생각 같은 건 하지 말고 마음이 내키든 그렇지 않든.

 

 

글쓰기는 말하고 싶은 내용을 언어로 옮기는 2단계 작업이 아니라, 유기적(organic)으로 발달해 가는 과정이다. 자신이 쓰고 싶은 게 뭔지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라도 일단 쓰기 시작하면 글은 점차 변화하고 진화한다. 글을 다 쓰고 나서야 우리는 우리가 말하고 싶은 게 무엇인지, 또는 그 내용과 어울리는 단어가 어떤 건지를 알게 된다. 그러므로 우리는 글을 시작할 때와 전혀 다른 방향에서 글이 끝날 거라고 예상해야 한다. 글쓴이의 의도는 글을 쓰기 시작할 때가 아니라 글을 다 썼을 때 드러나는 법이다. 통제력과 통일성, 자신의 생각을 파악하는 일은 글을 쓰기 시작할 때 필요한 게 아니라 글을 다 썼을 때 나타난다. 그렇다면 우리는 글쓰기를 생각을 전달하는 수단이 아니라, 생각을 발전시키고 요리하는 수단으로 생각해야 한다. 글쓰기는 미처 생각해 내지 못했던 뭔가를 생각나게 하는 수단이다. 사실 글쓰기는 언어를 통해 현재의 생각과 느낌과 인식으로부터 우리를 해방시키는 작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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