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 책과 마주하다』
오늘부터 너는 가짜 내가 되는 거야!
네, 주인님!
가짜라는 게 들키지 않도록 나랑 똑같이 행동해야 해.
저자, 요시타케 신스케는 1973년 일본 가나가와현에서 태어나 쓰쿠바대학 대학원 예술연구과 종합조형코스를 수료했다.
사소한 일상 모습을 독특한 각도로 포착해낸 스케치집과 어린이책 삽화 및 표지 그림 등 다방면에 걸쳐 작품을 발표하고 있다.
첫 그림책 『이게 정말 사과일까?』로 제6회 MOE 그림책방 대상과 제61회 산케이아동출판문화상 미술상을 받았다.
『이유가 있어요』로 제8회 MOE 그림책방 대상, 『벗지 말걸 그랬어』로 볼로냐 라가치상 특별상, 『이게 정말 천국일까?』로 제51회 신풍상을 받는 등 여러 작품으로 수많은 상을 받으며 주목받았다.
"그래! '가짜 나'를 하나 만들어야겠어! 그래서 그 녀석에서 몽땅 시켜야지!"
나는 얼른 모아 둔 용돈을 탈탈 털어서 도우미 로봇 한 대를 샀다.
집으로 가는 길에 로봇에게 ‘가짜 나 작전’을 설명했다.
"오늘부터 너는 가짜 내가 되는 거야!"
"네, 주인님!"
"가짜라는 게 들키지 않도록 나랑 똑같이 행동해야 해."
"그렇게 할게요. 그럼, 주인님에 대해 자세하게 알려 주세요."
숙제도 귀찮고 심부름도 귀찮은 지후가 로봇을 하나 사게 된다.
바로 자신을 대신할 로봇이다.
"이제 나에 대해 잘 알겠지? 가짜 나, 잘 부탁해!"
음……,
"그런데 어떻게 해야 지후님답게 보일지 아직 잘 모르겠네요."
"뭐라고? '나다운 거' 나는 그냥 난데……."
"조금만, 조금만 더 자세하게 설명해 줄래요?"
로봇은 꽤 끈질겼다. 어쩔 수 없이 좀 더 생각해 봤지만 나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어렵기도 하고 귀찮았다.
로봇은 지후처럼 똑같은 행동을 하는 가짜 역할을 하기 위해 지후가 어떤 사람인지 자세히 알려주라고 요청한다.
그렇게 지후는 이름부터 시작해 가족관계, 취미 등 생각나는 자신에 대한 모든 정보를 알려준다.
"…… 오늘부터 저는 완벽한 지후 로봇이 될게요"
"정말?"
저자는 로봇이라는 재미있는 소재를 연결시켜 '자기소개'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초등학교 1학년 첫 수업은 그야말로 의미있는 순간이다!
초등학교 때 새학기가 시작되면 수업 전에 담임 선생님들은 자기소개를 시킨다.
그래서인지 나 또한 처음을 맞이하기 전에 긴장감과 설레임을 가지고 나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를 돌이켜보게 되는 것이 습관이 되었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초면인 친구들에게 알리는 그 순간이 설레임보다는 긴장과 떨림으로 가득차는 순간일지 몰라도 나와 남은 다른 존재이며 그것이 곧 우리임을 인정하는 첫 순간이기 때문에 자기소개는 매우 중요하다.
유치원 때까지는 보호자의 도움이 필요했어도,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그 순간은 곧 스스로 해야 하는 것이 늘어나야 한다는 알림의 순간이기도 하다.
엄마가 생각하는 나는 어떤 나일까?
남동생이 생각하는 나는 어떤 나일까?
선생님이 생각하는 나는 어떤 나일까?
주인공 지후는 로봇을 통해 깊게 생각해보려 하지 않았던 '나'는 물론 특히 '나'와 엮인 관계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된다.
초등학교 입학 전인 아이들과 함께 혹은 저학년에게 '나'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는 동화책이다.
참고로 아이 혼자 읽기보다는 어른과 함께 읽었으면 더 좋을 것 같다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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