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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을만한책 94

100년 동안 숨겨졌던 진실 속으로, 사라진 서점

사라진 서점저자 이비 우즈인플루엔셜(주)2024-07-30원제 : The Lost Bookshop (2023년)소설 > 세계의 소설 > 아일랜드소설    오펄린의 이야기 때는 1921년 런던.자신보다 신분이 낮은 남자와 결혼한 어머니와 전쟁에서 파편에 맞아 오른쪽 반신이 일그러진 열 여덟 살이나 많은 오빠의 대화를 듣고 있자니 기가 막힙니다.어느 날, 오빠는 이제 막 가업을 물려받은 덜 떨어진 남자에게 시집가라는 말을 꺼냅니다."놓치지 아까운 신랑감이야. 아버지 연금으로 어머니가 빠듯하게 살림을 꾸리고 계시잖아. 이제 너도 책은 그만 보고 현실을 직시해."섬찟한 오빠의 눈빛에 무서움을 느낀 나는 아버지가 사준 「폭풍의 언덕」 초판본을 꼭 쥐며 자신이 짐이라면 나갈 테니 결혼은 하지 않겠다고 선언합니다.그..

모든도서리뷰 2024.08.04

간밤에 읽은 책 | 사라진 서점

사라진 서점저자 이비 우즈인플루엔셜(주)2024-07-30원제 : The Lost Bookshop (2023년)소설 > 세계의 소설 > 아일랜드소설    추운 겨울날 비 내리는 더블린 거리는 어린 아이가 어슬렁거릴 만한 곳이 아니지만, 소년은 그 매혹적인 서점의 유리창에서 얼굴을 떼지 못했다. 안에서는 불빛이 반짝이고, 알록달록한 책 표지들이 모험담과 탈출기를 약속하며 소년을 유혹했다. 진열창 안에는 진기한 물건이며 아기자기한 장식품으로 가득했다. 장난감 열기구들은 천장에 닿을 듯하고, 오르골 속 기계 새와 회전목마 들은 아름다운 소리를 내며 빙글빙글 돌았다. 서점에 있던 여자가 소년을 발견하고는 손을 흔들어 불렀다. 소년은 고개를 저으며 살짝 얼굴을 붉혔다."그러면 지각하는데." 소년은 유리창 너머 여..

간밤에읽은책 2024.08.04

이해인 꽃멀미 | 이해인수녀 짧은시 좋은시

꽃멀미  사람들을 너무 많이 만나면말에 취해서 멀미가 나고,꽃들을 너무 많이 대하면향기에 취해서 멀미가 나지. 살아있는 것은 아픈 것,아름다운 것은 어지러운 것. 너무 많아도 싫지 않은 꽃을 보면서나는 더욱 사람들을 사랑하기 시작하지. 사람들에게도 꽃처럼 향기가 있다는 걸새롭게 배우기 시작하지

함께읽는시집 2024.08.03

박준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 | 박준시 짧은시 좋은시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  이상한 뜻이 없는 나의 생계는 간결할 수 있다 오늘 저녁부터 바람이 차가워진다거나 내일은 비가 올 거라 말해주는 사라믈을 새로 사귀어야 했다 얼굴 한번 본 적 없는 이의 자서전을 쓰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았지만 익숙한 문장들이 손목을 잡고 내 일기로 데려가는 것은 어쩌지 못했다 '찬비는 자란 물이끼를 더 자라게 하고 얻어 입은 외투의 색을 흰 속옷에 묻히기도 했다'라고 그 사람의 자서전에 쓰고 나서 '아픈 내가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는 문장을 내 일기장에 이어 적었다 우리는 그러지 못했지만 모든 글의 만남은 언제나 아름다워야 한다는 마음이었다

카테고리 없음 2024.07.27

박준 가을이 겨울에게 여름이 봄에게 | 박준시 짧은시 좋은시

가을이 겨울에게 여름이 봄에게 ​철원의 겨울은 무서웠다 그 겨울보다 무서운 것은 감기였고 감기 기운이 침투할 때면 얼마 전 박이병이 공중전화 부스를 붙잡고 흘렸다는 눈물보다 더 말간 콧물이 흘렀다 누가 감기에 걸리면 감기 환자를 제외한 소대원 전체가 평생 가본 적도 없는 원산에 탄두 같은 머리를 폭격해야 했다 애써 감기를 숨기고 보초라도 나가면 빙점을 넘긴 콧물이 굳어져 코피로 변해 흘렀다 부대 앞 다방 아가씨를 본 것도 아닌데 어린 피가 흰 눈 위에 이유 없이 쏟아졌다 철원의 겨울은 무서웠지만 벙커에서 보초를 설 때면 겨울보다 여름이 더 무서웠다 가끔 박쥐들이 천장에 몰래 매달려 있었지만 우리가 무서워한 것은 벽에 스며 있는 핏자국이었다 핏자국이 점점 진해진다는 소문도 돌았고 벽에 기대 보초를 섰다가 ..

함께읽는시집 2024.07.26

김소월 초혼 | 좋은시 이별시 짧은시

초혼 ​산산이 부서진 이름이여!허공 중에 헤어진 이름이여!불러도 주인 없는 이름이여!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 심중에 남아 있는 말 한 마디는끝끝내 마저 하지 못하였구나.사랑하던 그 사람이여!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붉은 해는 서산마루에 걸리었다.사슴의 무리도 슬피 운다.떨어져 나가 앉은 산 위에서나는 그대의 이름을 부르노라. 설움에 겹도록 부르노라.설움에 겹도록 부르노라.부르는 소리는 비껴가지만하늘과 땅 사이가 너무 넓구나. 선 채로 이 자리에 돌이 되어도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사랑하던 그 사람이여!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함께읽는시집 2024.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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