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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읽을만한시집 6

이성부 벼 | 가을시 농촌시 짧은시

벼  벼는 서로 어우러져기대고 산다.햇살 따가워질수록깊이 익어 스스로를 아끼고이웃들에게 저를 맡긴다. 서로가 서로의 몸을 묶어더 튼튼해진 백성들을 보아라.죄도 없이 죄지어서 더욱 불타는마음들을 보아라. 벼가 춤출 때,벼는 소리없이 떠나간다. 벼는 가을 하늘에도서러운 눈 씻어 맑게 다스릴 줄 알고바람 한 점에도제 몸의 노여움을 덮는다.저의 가슴도 더운 줄을 안다. 벼가 떠나가며 바치는이 넓디넓은 사랑,쓰러지고 쓰러지고 다시 일어서서 드리는이 피묻은 그리움,이 넉넉한 힘……

함께읽는시집 2024.09.09

박준 유월의 독서 | 짧은시 좋은시

유월의 독서 ​그림자가먼저 달려드는산자락 아래 집에는 대낮에도불을 끄지 못하는여자가 살고 여자의 눈 밑에 난작고 새카만 점에서나도 한 일 년은 살았다 여럿이 같이 앉아울 수도 있을너른 마당이 있던 집 나는 그곳에서유월이 오도록꽃잎 같은 책장만 넘겼다 침략과 주름과 유목과 노을의페이지마다 침을 묻혔다 저녁이 되면그 집의 불빛은여자의 눈 밑 점처럼 돋아나고 새로 자란 명아주 잎들 위로웃비가 내리다 가기도 했다 먼 능선 위를 나는 새들도제 눈 속 가득 찬 물기들을그 빛을 보며 말려갔겠다 책장을 덮어도눈이 자꾸 부시던유월이었다

함께읽는시집 2024.07.27

김소월 풀따기 | 짧은시 좋은시

풀따기  우리 집 뒷산에는 풀이 푸르고숲 사이의 시냇물, 모래 바닥은파아란 풀 그림자, 떠서 흘러요. 그리운 우리 님은 어디 계신고.날마다 피어나는 우리 님 생각.날마다 뒷산에 홀로 앉아서날마다 풀을 따서 물에 던져요. 흘러가는 시내의 물에 흘러서내어던지 풀잎은 옅게 떠갈 제물살이 해적해적 품을 헤쳐요. 그리운 우리 님은 어디 계신고.가엾은 이내 속을 둘 곳 없어서날마다 풀을 따서 물에 던지고흘러가는 잎이나 맘해 보아요.

함께읽는시집 2024.07.25

나태주 시인의 사랑시, 별빛 너머의 별

별빛 너머의 별저자 나태주알에이치코리아(RHK)2023-01-25시 > 한국시    별처럼 꽃처럼​별처럼 꽃처럼 하늘에 달과 해처럼아아, 바람에 흔들리는 조그만 나뭇잎처럼곱게 곱게 숨을 쉬며 고운 세상 살다가리니,나는 너의 바람막이 팔을 벌려 예 섰으마.​​까닭​꽃을 보면 아, 예쁜꽃도 있구나!발길 멈추어 바라본다때로는 넋을 놓기도 한다​고운 새소리 들리면 어, 어디서나는 소린가?귀를 세우며 서 있는다때로는 황홀하기까지 하다​하물며 네가내 앞에 있음에야!​너는 그 어떤 세상의꽃보다도 예쁜 꽃이다너의 음성은 그 어떤 세상의새소리보다도 고운 음악이다​너를 세상에 있게 한 신에게감사하는 까닭이다​​은방울꽃​누군가 혼자서 기다리다돌아간 자리은방울꽃 숨어서남모래 지네​밤마다 밤마다달빛에 머리 감고찬란한 아침이면햇..

모든도서리뷰 2024.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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