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똥
저자 권정생
길벗어린이
1996-04-01
유아 > 그림책
어린이 > 동화
나는 꽃을 피우기 위해 태어났단다.
■ 책 속 밑줄
돌이네 흰둥이가 똥을 눴어요.
골목길 담 밑 구석 쪽이에요.
흰둥이는 조그만 강아지니까 강아지똥이에요.
"뭐야! 내가 똥이라고? 더럽다고?"
강아지똥은 화도 나고 서러워서 눈물이 나왔어요.
보슬보슬 봄비가 내렸어요. 강아지똥 앞에 파란 민들레 싹이 돋아났어요.
'너는 뭐니?' 강아지똥이 물었어요.
'난 예쁜 꽃을 피우는 민들레야.'
'얼마만큼 예쁘니? 하늘의 별만큼 고우니?'
'그래, 방실방실 빛나.'
네 몸뚱이를 고스란히 녹여 내 몸속으로 들어와야 해.
그래야만 별처럼 고운 꽃이 핀단다.
■ 끌림의 이유
어린이날이면 늘 떠오르는 책이 있는데 그 중 두 권이 권정생 작가님의 책입니다.
겉보기에 쓸모없고 외롭고 누추해 보여도, 모든 존재는 자기만의 쓰임을 품고 있습니다.
이 책을 읽고나면 세상의 아이들 모두가 자신은 소중하다고 말할 것만 같은 느낌이 듭니다.
아이들에게는 존재의 존엄을, 어른들에게는 잊고 살던 겸허함을 되돌려주는 소중한 그림책입니다.
■ 간밤의 단상
초등학교 5학년 때, 담임선생님은 일주일에 한 번씩 동화책을 들고와 읽어주셨습니다.
봄볕처럼 따스한 어조로 동화책을 읽어주는 선생님의 말을 듣고 있으면 그 순간은 모든 것을 잊을 수 있었습니다.
가끔은 제 자신도 강아지똥처럼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무언가를 이루지 못했을 때.
인정받지 못했을 때.
버려진 듯한 느낌에 휩싸였을 때.
하지만 이 책은 제게 조용히 속삭여줍니다.
무의미하다고 여겼던 시간들은 사실 한 송이의 민들레를 피우기 위한 기다림이었을지도 모른다고.
어쩌면 제가 흘린 눈물조차도 꽃을 피게 하는 거름이었을지도 모릅니다.
전 항상 다이어리 맨 앞 장에 두 문장을 적습니다.
한 문장은 중학교 때 선생님이 제게 써준 말이고 또다른 문장이 바로 초등학교 때 선생님이 써준 말입니다.
"하나야. 꽃을 피우기 위해 지금 이 자리에 있는 거야."
언제든 다시 피어나기 위해 존재하는 존재는 바로 인간입니다.
+)
권정생 작가님의 「깜둥바가지 아줌마」도 꼭 읽어보세요.
■ 건넴의 대상
자기 존재에 대해 회의하는 어린이와 청소년
아이와 함께 삶의 본질을 이야기해보고 싶은 부모
위로와 치유가 필요한 이 시대의 모든 어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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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감상이 더해지면, 이 공간은 조금 더 깊고 따뜻해질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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