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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진의 시대유감 | 정프로 경영 경제 정치 사회 인문학책추천

하나의책장 2025. 1. 15.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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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진의 시대유감
모습을 보며 많은 사람이 그의 머릿속을 궁금해했다. 하지만 대부분 진행자 역할을 맡은 탓에 그가 가진 생각은 그를 상징하는 검은 선글라스만큼이나 알기 어려웠다. 이에 정영진은 방송으로는 전하기 어려웠던 다양한 생각과 우리 시대를 향한 솔직한 시선을 책을 통해 전하는 것으로 갈음했다. ‘시대유감’이라는 제목에서도 드러나듯, 저자는 답답함 때문에 이 책을 썼다고 밝힌다. 우리 시대에 벌어지고 있는 여러 이슈에 대해 대부분 자기 생각은 없고 지지하는 정치인, 구독
저자
정영진
출판
21세기북스
출판일
2025.01.15

 

 

 

정영진의 시대유감

저자 정영진

21세기북스

2025-01-15

인문학 > 인문 에세이

 

 

 

 

 

 

- 천재 기획자 정영진식 인사이트

- 위로나 공감이 아닌 날카롭게 던지는 불편한 질문

- 경제, 정치, 사회, 교양 등 전반적으로 짚어보는 64가지 키워드

 

 

 

예리하고 날카로운 질문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는 기획자가 있습니다.

아마 유튜브를 통해 보셨을 수도 있을 텐데 그의 트레이드마크는 검은 선글라스입니다.

누구인지 짐작이 되시나요?

오늘 소개할 책은 『정영진의 시대유감』입니다.

 

요새 뉴스 보는 게 고역이라는 말이 딱 들어맞습니다.

하나같이 답답한 내용들뿐인지라 뉴스만 보면 고구가 백 개를 한 번에 먹은 듯한 느낌이 듭니다.

저자 또한 지금의 답답함 때문에 이 책을 썼다고 합니다.

 

 

 

 

 

 

모순(矛盾)을 밝히다

 

 

'왜'라는 질문은 왜 중요할까. 과학적 근거는 없지만 인간과 동물을 나누는 기준이 있다면 나는 그것이 '왜'라는 질문을 하느냐 그렇지 않느냐에 달려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언어나 도구의 사용도 중요하겠지만 단순한 언어, 복잡하지 않은 도구는 일부 동물도 사용한다. 또 우리의 먼 조상인 유인원들도 당연히 언어와 도구를 사용했을 것이다.

 

우리는 오랫동안 왜라는 질문을 하지 않고 쉼 없이 달려왔다. 그럼에도 앞선 누군가가 늘 있었기에 여기까지 오는 데 크게 문제는 없었다. 이것만 해도 대단한 성과임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그래서, 이제는 왜라는 질문을 해도 될 때가 됐는데 오히려 그 질문이 사라진 것처럼 보인다. 왜를 묻지 않던 기성세대들의 관성, 그리고 그들이 지금의 세대를 결핍 없이 길러낸 결과다.

 

 

우리의 삶은 죽음이라는 하나의 매듭으로 완성되는데, 이 매듭을 잘 묶으려는 노력을 전혀 하지 않으니 늘 마음 한 켠이 공허하고 허전한 것이다.

……

지금부터라도 사람이든 사물이든 추억이든 진짜 소중한 것에 관심을 갖고, 괜찮은 인생의 매듭을 짓기 위해 노력하면 어떨까. 어렵지 않다. 늘 죽음이 내 주변에 있고, 언제든 날 찾아올 수 있으며, 그게 그렇게 두려운 일만은 아니라고 생각하며 살면 된다. 그럼 소중한 것은 저절로 눈에 보이고, 소중하지 않았던 것은 눈 밖에 날 것이다. 그러니 우리 죽음을 기억하자.

 

 

개인의 만족보다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이 되고 싶다면, 그리고 지금 하고 있는 일에 확신이 없다면 한번 테스트 해봐도 좋다. 3년 전, 5년 전에 비해 자신을 설명하는 말이 길어졌는지 아니면 짧아졌는지 말이다. 만약 더 짧아졌다면 어느 정도는 제대로 가고 있는 셈이다. 반대로 점점 설명이 길어지고 구차해진다면 지금의 방향이 잘 맞지 않다고 판단해도 크게 틀리지는 않을 것이다.

 

 

어려서부터 죽어라 공부해서 의사가 되고, 함께 공부하던 여자친구와 결혼한 사람이 있었다. 그의 집안은 여유롭지는 않아서 둘은 휴일도 없이 일한 끝에 대출을 받아 강남에 꽤 큰 아파트를 마련했다. 한강이 보이는 큰 아파트에 들어간 부부는 근사한 음악을 틀고 테라스에서 커피 한잔을 마실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대출금을 갚기 위해 둘은 또 죽어라 돈을 벌었다. 출산 계획도 나중으로 미루고 말이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휴대폰을 두고 나와 다시 집으로 돌아가게 되었다. 그때 청소를 해주시는 분이 아침 청소를 마치고 자신의 아파트 테라스 티테이블에 앉아 커피를 한잔하며 여유를 즐기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한강을 바라보면서.

 

 

 

삶의 위기는 연속성을 가지고 있어 고민없이 사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지금 이 순간 가시밭길이 끊임없이 펼쳐진다 할지라도 우리는 꽃길 걸을 날을 바라보며 열심히 살곤 하죠.

다만 과거와 달리 사회가 변모하면서 사람들의 마음가짐과 태도 또한 달라지고 있습니다.

 

한 청년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가족들에게 공무원 시험에 합격했다는 말을 꺼낸 것이 불행의 시작이었습니다.

시간 맞춰 출퇴근하였을 뿐만 아니라 가족들에게 월급까지 꺼내 보이게 됩니다.

시험에 합격하지도 못했는데 월급은 어디서 난 것일까요?

어쨌든 월급을 가족들에게 보여야 했기에 사채에 손을 댄 것입니다.

그렇게 불어난 사채와 쌓고 쌓인 거짓말의 압박에 못 이겨 청년은 결국 스스로 생을 마감하게 됩니다.

 

하루에도 몇 번씩 어처구니없는 뉴스들이 가득합니다.

이렇듯 우리 사회는 '보여지는' 삶이 강조되면서 많은 것들이 변화하게 되었습니다.

 

1장에서는 모순을 밝힙니다.

인간의 정의, 죽음을 기억하면 진짜 소중한 것만 남는 이유를 시작으로 공감 능력, MBTI, 인간 판사와 AI 판사, 분노조절장애, 사생활을 포기하고 인스타그램에 매달리는 이유 등 현 시점에서 다뤄지는 이슈와 문제들의 모순을 짚어보게 됩니다.

 

 

 

 

 

 

가식(假飾)을 비웃다

 

 

책임감 있는 어른이라면, 특히 세상에 존재하는 이런 차이를 몸으로 겪은 어른이라면 다음 세대에게 이야기해줘야 한다. 세상에는 안타깝지만 어쩔 수 없는 어마어마한 불평등이 있고 이를 극복하는 것은 웬만한 노력으로는 쉽지 않다는 것을. 그리고 그 격차를 역전시키기 위해서는 벌어진 차이보다 훨씬 더 큰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을. 그리고 설령 그렇게 죽을 힘을 다하더라도 극복된다는 보장이 없다는 것을. 그것이 세상이라는 것을 말이다.

 

 

한글은 다른 언어를 표현하기에는 태생적 약점이 있지만, 그래도 완성도나 표현력에 있어서는 결코 어느 문자에도 뒤지지 않는다. …… 늘 그렇지만 지나친 자랑 뒤에는 자신도 모르는 열등감이 숨어 있기 마련이다. 우리의 소중한 자산인 한글과 한국어를 아무런 열등감 없이 있는 그대로 사랑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앞으로는 누군가 나에게 거짓말을 했다면 "네가 나를 속였다는 사실에 참을 수 없는 분노를 느껴."보다는 "화내지 않을테니까 얘기해봐."라고 진실을 마주하거나 "네 말 때문에 내가 500만 원을 날렸으니, 책임을 느낀다면 다음 달까지 절반은 갚아줘."라고 손실을 만회할 대안을 제시하자. 이것이 적어도 실체 없는 거짓말에 화내는 것보다는 나을 테니까.

 

 

20대 때는 받아들이는 것이 상처가 되기도 했지만, 지금은 잘 수용하고 있는 것이 직언입니다.

나를 잘 아는 사람의 직언은 큰 밑거름이 되기도 합니다.

나를 위해 말해준답시고 돌려서 까는 건가 싶은 생각도 들겠지만 이를 잘 수용하고 거르다보면 그 말이 나를 위한 말인지 아닌지를 구분하는 능력도 생깁니다.

다만, 너를 위한 조언이라며 누구에게나 무분별하게 조언하는 이들은 조심해야 합니다.

조언이라 포장했을 뿐, 은근히 상대의 자존감을 깎아내리는 이들도 있기 때문입니다.

 

2장에서는 가식을 비웃습니다.

연예인이 버는 수백 억은 어디에서 온 것인지 그리고 아이돌 조공에 대한 견해도 들을 수 있습니다.

따뜻한 말 한마디가 오히려 인생을 망칠 수도 있고 과거에 대한 집착은 단지 정신 승리일 수 있다며, 우리가 인생과 사회에서 겪을 수 있는 있들을 저자는 날카롭게 지적합니다.

 

 

 

 

 

 

소신(所信)을 말하다

 

 

세상 참 잔인하고 삭막하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세상이 그렇지 않았으면 우리는 존재하지도 못했을 것이다. 지금의 인류는 매일 생사의 갈림길이 지배하는 초원에서 희박한 가능성을 뚫고 살아남았고, 하루가 멀다 하고 벌어진 전쟁과 그에 못지않게 잔인한 기아, 질병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이다. 만약 먹고살 만했다면 우리는 지금 인류가 아니라 판다나 코알라 혹은 나무늘보가 되어 있었을지도 모른다. 인류가 욕심이 많아 죽을 둥 살 둥 사는 게 아니라, 죽을 둥 살 둥 경쟁에서 살아남은 존재들이 인류가 된 것이다.

 

 

정리하자. 약자가 선할 것이라는 상상은 구만두자. 그들이 선한 행동을 해야 하는 근거는 없다. 오히려 남들이 평범하게 누리는 무언가를 손에 넣기 위해 종종 남에게 피해를 끼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같은 잘못을 저지르더라도 약자에 대해서는 조금 더 관용의 마음을 가져야 한다. 그렇다고 그들의 잘못된 행동이 잘한 행동으로 바뀌지는 않는다. 너그러이 보되, 옳지 않은 행동이 계속되어선 안 된다는 것을 알려줘야 한다. 그래야 서로 미워하지 않게 된다. 그게 사회의 통합에 훨씬 더 좋은 일이다. 특히나 약자의 편에 서는 척하며 자기 장사하는 사람들, 이 사람들이야말로 갈등을 부추기고 우리 사회를 좀먹는 이기적인 기생충들이다.

 

 

소수는 고개를 숙일 필요는 없지만 그렇다고 벼슬을 단 것도 아니다. '날 건드리면 소수자를 탄압하는 나쁜 놈으로 만들겠다'는 식은 곤란하다. 더불어 기존의 시스템을 무력화시킬 때도 대안이 필요하다. 대안도 대화도 없이 무조건 원하는 걸 들어달라는 주장은 폭력적이며 억지다. 만약 어떤 80대 노인이 '올림픽 종목의 실력은 나이에 따라 차이가 있으니 체급에 따라 메달을 따로 주듯 연령대별로 메달 개수를 늘려달라'고 주장하면 뭐라고 할 것인가. 최소한 지금의 시스템을 바꾸고 싶다면 많은 사람이 동의할 만한 대안을 들고 와야지, 지금 시스템이 자신의 권리를 충분히 보장하지 않는다며 바꾸라고만 한다면 그저 떼쓰기에 불과하지 않겠는가.

 

 

시대유감: 비상계엄

한 나라의 최고 권력자가 벌인 행동으로 보기에는 너무나 이상했다. 70~80년대도 아닌 2024년 대한민국에서 일어난 일이었다. 대통령이 군인들을 동원해 국회를 장악하려 했고, 몇몇 헌법기관에 침투해 무언가를 획책하려 했다. 심지어 주요 정치인과 공직자, 그리고 영향력 있는 언론인마저 체포와 구금을 시도했다.

……

왜? 도대체 왜 이 나라의 최고 권력자는 그런 극단적인 방법으로 무언가를 하려 했던 것일까.

……

이런 결과는 어리석은 선택을 한 국민들에게서 비롯되었고, 국민들은 지금까지 그랬듯 앞으로도 또 어리석은 선택을 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에 대한 대가를 분명 치를 것이다. 외신의 평가처럼 할부로 조금씩 갚아나갈지, IMF 때처럼 큰일을 겪고 꽤 오랫동안 뼈에 새기게 될지는 모르지만 말이다. 어떤 식으로든 우리는 우리의 선택에 책임을 져야 한다. 책임을 지기 싫어도 질 수밖에 없다. 그때 애먼 사람이나 세상을 원망하지 않고, 집단의 선택일지라도 개인의 책임이 축소되지 않음을 우리 모두 뼈저리게 느꼈으면 한다.

 

 

가난이 범죄 이유가 아니었지만 범죄를 저지르고선 가난과 부모님 봉양을 이유로 양형해달라는 뉴스를 본 적 있습니다.

가난때문에 범죄를 저지른 것도 아니었고 자신의 욕망으로 인해 저지른 범죄였음에도 말이죠.

간혹 범죄를 저지르고선 양형 이유로 가난을 내밀 때가 많습니다.

범죄는 범죄일 뿐, 우리 사회에서는 확실히 구분지어야 합니다.

가난하다고 해서 누구나 범죄자가 되는 것을 아니니깐요.

덧붙여, 약자가 착한 사람이라는 사회의 인식 또한 사라져야 합니다.

어린 시절, 엄마와 산책을 마치고 집에 가던 도중 한 아이가 제 팔을 쇠막대기로 내리쳤었습니다.

순식간에 퉁퉁 부어오른 팔을 보며 엄마가 아이에게 왜 그랬냐고 물으니 장난으로, 재미있어서 그랬다고 답했습니다.

곧이어 집앞에서 쇠막대기 휘두르던 아이 엄마가 나왔습니다.

죄송하다는 말과 함께 아이 아빠가 없다, 집이 가난하다, 집이 너무 가난해서 병원비 드릴 만한 돈이 당장은 없다라는 구구절절한 말들이 이어졌습니다.

애초에 병원비 이야기를 꺼낸 것도 아니었고 그저 아이가 사과하면 끝날 일이었지만 결국 엄마의 사과만 받고 돌아갔었습니다.

그러다 옆에서 지켜보던 한 아주머니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알고보니 그 동네에서 재미로 쇠막대기를 휘두르고 다니는 꽤 유명한 아이라고 합니다.

아이가 약간의 장애가 있다는 이유로 엄마가 안쓰럽게 여겨 혼을 내지도 않아 동네 사람들도 피해 다닌다고.

그 때, 깨달았습니다. 약자라고 해서 꼭 착한 사람이 있는 것만은 아니라고.

 

3장에서는 소신을 말합니다.

특히 약자, 성, 환경 등 민감한 특정 주제들을 들어 저자는 날카롭게 지적합니다.

 

 

 

 

 

 

대한민국은 수렁에 빠진 듯합니다.

국민들은 먹고 살기 바빠 하루하루를 힘겹게 열심히 보내는데, 어째서인지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이 아닌 대통령과 정치인들에게 있는지 답답하기만 합니다.

자신의 밥그릇만 챙기기 바빠 국민은 안중에도 없는 대통령과 정치인, 그리고 자극적인 뉴스로 눈길을 끌고자 하는 여론과 일부 유튜버들까지.

분명한 것은 이들 모두 대한민국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살기 좋은 나라 순위권에서 점점 내려가고 있는 대한민국.

점점 변모하는 사회로 인해 나라는 물론 사람들까지 병들어 이러한 결과를 초래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요?

 

저자는 정치, 경제부터 문화, 사회까지 전 영역을 돌아보며 날카롭게 질문을 던집니다.

특히 평등, 약자, 부, 계급, 세대론, 성 등 민감한 주제에 질문을 던지기도 합니다.

불편할 수 있지만, 그럼에도 질문을 던지는 이유는 모두가 각자의 주장을 가지는 것이 진정으로 좋은 사회로 나아가는 일이라고 저자는 확신하기 때문입니다.

저자의 말처럼 생각하고 싸우고, 싸우고 또 생각하다 보면 어느새 뻔한 생각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입니다.

언제가 될 지 확신할 순 없습니다.

그럼에도 대한민국이 유감없는 시대에 도착할 그 날을 기원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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