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느질하는 고슴도치
저자 재발견생활
훨훨나비
2024-05-22
어린이 > 동화/명작/고전 > 창작동화
아침 일찍이 일어난 고슴도치는 짧은 팔, 다리를 뻗어보며 한숨을 내쉬었어요.
밤새 뒤척이며 잠도 못 잔 고슴도치에게 무슨 일이 있는 걸까요?
바로 달리기 경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집을 나서 힘없이 터벅터벅 경기장으로 걸어가던 중 큰고니가 나타나 고슴도치에게 물었어요.
"어딜 그렇게 힘없이 가니?"
"달리기 경기하러 가. 잘해야 할 텐데 말이야."
"암, 잘할 수 있고말고. 네가 매일 달리기 연습하는 걸 하늘에서 지켜봤단다. 나도 참가하는 경기가 있어. 우리 함께 잘해 보자!"
출발선에 선 고슴도치.
고슴도치는 있는 힘을 다해 달려봅니다.
그러나, 올해도 꼴찌입니다.
친구들의 놀림에 눈물이 터진 고슴도치는 엉엉 울다 옹달샘에 빠진 자기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리곤 맑아진 정신과 함께 말끔하게 씻긴 가시가 반짝거리기 시작했어요.
'나의 가슴 속에 별이 있구나!'
깨달음을 얻고 집으로 가던 중, 먹이 찾기 경기에서 탈락해 풀이 죽은 큰고니를 만난 고슴도치.
고슴도치는 큰고니에게도 자신의 깨달음을 전해줍니다.
그리곤 가시를 하나 뽑아 큰고니의 찢긴 별을 열심히 꿰매줍니다.
마침내 고슴도치는 깨닫게 됩니다.
'아, 나는 달리기가 아니라 바느질을 잘할 수 있구나!'
열심히 노력한 것에 비해 결과물은 좋지 않았던 고슴도치.
마침내 깨달았던 바느질 솜씨는 다른 누구도 아닌 고슴도치만이 할 수 있는 것이었습니다.
고슴도치의 하루를 읽다 보면 나 자신이 잘할 수 있는 것에 대해 자연스레 생각하게 됩니다.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지는 사회로 고조되다 보니, 고슴도치처럼 노력한 것에 비해 실망스러운 결과를 받아들여야 할 때도 많습니다.
어른들도 힘들게 버티는데 아이들은 말할 것도 없죠.
자신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 자신이 지금 하고 있는 것이 과연 잘하는 것인지 즉, 나 자신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책을 통해 아이들에게 알려줄 수 있는 시간이 될 것 같습니다.
전 2살 된 조카를 무릎에 앉혀 놓고 함께 읽었었는데 아직은 동물 맞추기에 불과하지만 조금 더 크면 한 번 더 읽어주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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