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간밤에읽은책 200

여행의 이유 – 김영하 | 간밤에 읽은 책, 오늘 새벽엔 이 문장이 남았다

여행의 이유저자 김영하복복서가2024-04-17에세이 > 한국에세이에세이 > 여행에세이 여행자는 스스로를 떠나보냄으로써, 비로소 다시 돌아올 수 있다. ■ 책 속 밑줄 『여행의 이유』를 냈기 때문인지 "지금까지 여행했던 곳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여행지는 어디인가요?" 같은 질문을 요즘도 많이 받는다. 그 질문에 대한 적절한 답은 아닐 수 있겠지만, 최근 평생 잊을 수 없는 여행을 하나 경험하기는 했다. 인간은 언제나 자기 능력보다 더 높이 희망하며, 희망했던 것보다 못한 성취에도 어느 정도는 만족하며, 그 어떤 결과에서도 결국 뭔가를 배우는 존재다. 기대와는 다른 현실에 실망하고, 대신 생각지도 않던 어떤 것을 얻고, 그로 인해 인생의 행로가 미묘하게 달라지고, 한참의 세월이 지나 오래전에..

간밤에읽은책 2025.05.31

데미안 - 헤르만 헤세 | 간밤에 읽은 책, 오늘 새벽엔 이 문장이 남았다

데미안헤르만 헤세민음사2000-12-20원제 : Demian소설 > 독일소설고전 > 서양고전문학 새는 알을 깨고 나오려고 투쟁한다. 알은 세계이다. 태어나려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깨뜨려야 한다. ■ 책 속 밑줄 내 속에서 솟아 나오려는 것, 바로 그것을 나는 살아 보려고 했다.그러기가 왜 그토록 어려웠을까? 내가 열 살이고 작은 도시의 라틴어 학교에 다니던 시절의 체험 한 가지로 내 이야기를 시작하려 한다.그 시절로부터 짙은 향기가 밀려와 속에서부터 아픔과 기분 좋은 전율로 마음을 뒤흔든다. 어두운 골목들과 환한 집들, 탑들, 시계 종 치는 소리와 사람들의 얼굴, 편안함과 따뜻한 쾌적함으로 가득 찬 방들, 비밀과 무시무시한 유령의 공포로 가득 찬 방들, 따뜻하고 비좁은 방의 냄새, 토끼들과 하녀..

간밤에읽은책 2025.05.30

고래 - 천명관 | 간밤에 읽은 책, 오늘 새벽엔 이 문장이 남았다

고래저자 천명관문학동네2004-12-24소설 > 한국소설 세상은 어쩌면, 이야기로만 존재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 책 속 밑줄 훗날, 대극장을 설계한 건축가에 의해 처음 그 존재가 알려져 세상에 흔히 '붉은 벽돌의 여왕'으로 소개된 그 여자 벽돌공의 이름은 춘희이다. 팔백여 명의 목숨을 앗아간 대화재 이후, 그녀는 방화범으로 체포되어 교도소에 수감되었다. 영어의 시간은 참혹했으며 그녀는 오랜 교도소 생활 끝에 벽돌공장으로 돌아왔다. 당시 그녀의 나이, 스물일곱이었다. 그녀는 공장으로 돌아오는 내내 가슴이 먹먹해질 만큼 그리웠던 풍경들을 허겁지겁 눈으로 좇으며 사람의 흔적을 찾으려 애를 썼지만 그것은 이미 오랜 세월 비바람에 씻기고 지워져 공장 어디에도 남아 있지 않았다. 춘희야, 너의 이 굵..

간밤에읽은책 2025.05.29

미친 세상과 사랑에 빠지기 - 헤르만 헤세 | 간밤에 읽은 책, 오늘 새벽엔 이 문장이 남았다

미친 세상과 사랑에 빠지기저자 헤르만 헤세열림원2024-07-30소설 > 세계의 문학 > 독일문학에세이 > 외국에세이 자유로운 존재로 살아가고 싶다면, 반드시 혼자 견뎌야 하는 순간이 있다. ■ 책 속 밑줄 인생은 무의미하고 잔혹하고 어리석습니다. 그럼에도 찬란하지요. 인생은 지혜롭기에 인간을 비웃지 않지만(정신도 인생의 일부이기 때문입니다), 지렁이만큼이나 인간에게 관심이 없습니다. 그런데도 오직 인간만이 자연의 변덕이자 잔인한 유희라고 생각하는 것은 인간이 스스로를 너무 과신해서 꾸며 낸 실수입니다. 인생은 계산도 수학 도식도 아닌 기적이다. 내 평생이 그랬다. 모든 것이 되돌아왔다. 똑같은 곤경, 똑같은 욕망과 즐거움, 똑같은 유혹이. 나는 계속 같은 모서리에 머리를 찧었고, 같은 연(鳶)..

간밤에읽은책 2025.05.28

가시고기 - 조창인 | 간밤에 읽은 책, 오늘 새벽엔 이 문장이 남았다

가시고기저자 조창인산지2024-02-20소설 > 한국소설 아비는 자식에게 아무것도 해준 것이 없었다. 단 하나, 너를 낳아주었다는 것만이 자랑이었다. ■ 책 속 밑줄 아빠는 멍텅구리입니다.나는 지금 멍텅구리 아빠를 보고 있답니다.창밖에는 비가 옵니다. 부슬부슬, 비는 아침부터 내렸지요. 지금은 저녁이고요.아빠는 소아병동 뒤뜰 나무 의자에 앉아 있습니다. 의자는 푹 젖어 있을 겁니다. 아빠도 의자만큼 푹 젖어 있겠고요.아빠에겐 우산이 없습니다. 우산이야 구내매점에서 살 수 있을텐데, 왜 저러고 있을까요. 비는 또 왜 그치지 않는지요. 난 백혈병에 걸렸습니다. 아빠는 무슨 병인지 말해주지 않았어요. 단 한번도. 앞으로도 그럴 게 뻔해요. 우리 병실에는 온통 백혈병과, 백혈병 사촌인 재활불량성빈혈 환..

간밤에읽은책 2025.05.27

첫 여름, 완주 - 김금희 | 간밤에 읽은 책, 오늘 새벽엔 이 문장이 남았다

첫 여름, 완주저자 김금희무제2025-05-08소설 > 한국소설 그럼 서로 마주보고만 있으면 되겠네. 그러라고 여름이 있는 거네. ■ 책 속 밑줄 손열매가 처음으로 성대모사 한 사람은 스탠리 입키스였다. 그는 짐 캐리가 연기한 영화 「마스크」의 주인공으로 고대의 나무 가면을 쓰면 평소와 전혀 다른 존재로 변한다. 히어로라면 히어로의 일종으로 분류될 수도 있지만 그렇게 포장하기에 두꺼운 초록 버터크림의 그 얼굴은 토네이도처럼 무질서를 몰고 와 현실을 엉망으로 만든다. 우리가 알던 세계는 전혀 다른 것이 된다. 그러니까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진실된 것. 평면의 존재를 입체적으로 오려 내는 영혼의 가위질처럼, 진흙 덩어리를 인간으로 만들었다는 신의 숨결처럼, 보글보글 끓어올라 장독대 안을 푹 익히는 ..

간밤에읽은책 2025.05.26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 요한 볼프강 폰 괴테 | 간밤에 읽은 책, 오늘 새벽엔 이 문장이 남았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저자 요한 볼프강 폰 괴테민음사1999-03-20원제 : Die Leiden des Jungen Werthers (1774년)소설 > 독일소설고전 > 서양고전문학 > 서양근대문학 그녀는 나의 모든 것이었다. 그러나 나는 그녀의 전부가 아니었다. ■ 책 속 밑줄 훌쩍 떠나온 것이 나는 얼마나 기쁜지 모른다! 친구여! 인간의 마음이란 대체 어떤 것일까! 내가 그렇게도 사랑하고, 헤어지길 섭섭해했던 자네 곁은 떠나와서 이렇게 기쁨을 느끼고 있다니! 그래도 자네는 이런 나를 용서해 주리라 믿어. 그 밖의 사람과 나의 교제 관계는 마치 나 같은 인간의 마음을 괴롭히려고 운명이 일부러 마련해 놓은 것이 아닐까? 하지만 가련한 레오노레만은 정말 안됐어! 그러나 나의 책임을 아니지. 내 마..

간밤에읽은책 2025.05.25

나의 눈부신 친구 – 엘레나 페란테 | 간밤에 읽은 책, 오늘 새벽엔 이 문장이 남았다

나의 눈부신 친구 (리커버 특별판)저자 엘레나 페란테한길사2016-07-07원제 : L'amica Geniale (2011년)소설 > 세계의 소설 > 이탈리아소설소설 > 세계의 문학 > 이탈리아문학 나는 그녀를 쓰기 시작했고, 그럼으로써 나 자신을 다시 살아냈다. ■ 책 속 밑줄 오늘 아침 리노의 전화를 받았다. 나는 그가 평소처럼 돈을 빌려 달라고 할 줄 알고 안 된다고 말하려 했다. 하지만 리노가 내게 전화를 한 것은 돈 때문이 아니었다. 리노는 자기 어머니가 사라졌다고 했다. 리노 어머니의 이름은 라파엘라 체롤로다. 하지만 나만 빼고 모두들 그녀를 '리나'라고 불렀다. 나는 그녀를 '라파엘라'라고도 '리나'라고도 부르지 않았다. 지난 60년 동안 내게 그녀는 '릴라'였다. 만약 내가 그녀를..

간밤에읽은책 2025.05.24

헤르만 헤세, 음악 위에 쓰다 – 헤르만 헤세 | 간밤에 읽은 책, 오늘 새벽엔 이 문장이 남았다

헤르만 헤세, 음악 위에 쓰다저자 헤르만 헤세북하우스2022-02-10원제 : Musik에세이 > 예술에세이 > 음악에세이예술/대중문화 > 음악 > 음악이야기 음악을 사랑한 문학가, 삶의 쉼표를 악보처럼 남기다. ■ 책 속 밑줄 그것이야말로 음악의 비밀이다. 음악이 그저 우리의 영혼만을 요구한다는 것, 하지만 오롯이 요구한다는 것 말이다. 음악은 지성과 교양을 요구하지 않는다. 음악은 모든 학문과 언어를 넘어 다의적 형상으로, 하지만 궁극적인 의미에서 항상 자명한 형상으로 인간의 영혼만을 끝없이 표현한다. 위대한 거장일수록 그가 관조하고 체험한 바의 효력과 깊이는 무제한적이다. 또한 순수한 음악적 형식이 완벽할수록 우리 영혼에 끼치는 영향은 직접적이다. 당시 내게 음악은, 세상이 더 이상 안중에..

간밤에읽은책 2025.05.23

노박씨 이야기 – 슈테판 슬루페츠키 | 간밤에 읽은 책, 오늘 새벽엔 이 문장이 남았다

노박씨 이야기저자 슈테판 슬루페츠키문학동네2001-09-08원제 : Herr Novak und die Mausfrau소설 > 오스트리아소설세계문학 > 오스트리아문학 그는 사랑을 꿈꿨지만, 그 꿈 속에서도 늘 혼자였다. ■ 책 속 밑줄 끔찍한 월요일이었다.노박 씨는 콘트라베이스를 켜지 않았다.카페에도 가지 않았다.책을 읽지도 않았고 먹지도 않았고 편지도 쓰지 않았다.노박 씨는 앓고 있었다. 상사병…… 주체할 수 없는 사랑에 빠진 것이다. ​"내가 바보였어. 알지도 못하는 사람을 찾아 헤매느라 발에 물집까지 생겼으니. 제정신이 아니었어. 마음만 빼앗긴 게 아니라 건강까지 빼앗긴 거야." ​"그림을 그리고 있어요."그녀는 연필을 내려놓고 탁자 위로 스케치북을 건네주었다."잘 그리시네요. 정말 멋진걸요...

간밤에읽은책 2025.05.22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