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월의 마지막 날이다.
달력을 한 장 넘기기 전이 되면 괜스레 지난 한 달을 돌아보게 된다.
무엇을 했는지,
무엇을 이루었는지,
처음 세웠던 계획 중 얼마나 지켰는지.
그러다 보면 잘한 일보다 하지 못한 일이 먼저 떠오를 때가 있다.
조금 더 부지런했어야 했고,
조금 더 많은 것을 해냈어야 했고,
생각했던 모습으로 한 달을 보내지 못한 것 같아 괜히 아쉬운 마음이 든다.
그런데 책을 읽다가 문득 이런 생각을 한 적이 있다.
우리는 책의 마지막 페이지에 도착하면 이야기가 끝났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어떤 이야기는 마지막 페이지를 덮은 순간부터 우리 안에서 시작되는 것은 아닐까하고.
책 속에서 만난 한 문장이 며칠 뒤 문득 떠오르기도 하고
한참 전에 읽었던 이야기가 살면서 비슷한 순간을 만났을 때 비로소 이해되기도 한다.
그러니 한 달도 마지막 날이 되었다고 해서 그 시간의 의미가 끝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잘해낸 날도 있었고 아무것도 하지 못한 날도 있었을 것이다.
웃었던 날도 있었고 괜히 마음이 가라앉았던 날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 모든 날이 모여 지금의 내가 되었다.
그러니 8월의 마지막 페이지에 '더 잘했어야 했다'는 문장만 남기지 않았으면 좋겠다.
조금 부족했더라도 괜찮다.
아직 쓰지 못한 문장이 남아 있고 아직 펼쳐보지 않은 페이지가 있으니까.
내일이면 9월이라는 새로운 장이 시작된다.
지난 페이지를 찢어버리고 새로운 사람이 될 필요는 없다.
그저 지금의 나를 데리고 다음 페이지를 펼치면 된다.
"마지막 페이지는 끝이 아니라 다음 이야기를 시작하기 위한 문장이다."
8월의 마지막 날, 잘하지 못했던 것보다 여기까지 잘 걸어온 나를 먼저 돌아보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9월에는 조금 천천히 읽어도 좋으니 나만의 이야기를 한 페이지씩 써 내려가기를.
어쩌면 한 달 뒤의 나는 오늘의 나에게 이렇게 말할지도 모른다.
"그때도 참 잘 지나왔구나."
8월의 마지막 페이지를 조용히 덮습니다.
그리고 다시, 새로운 책장을 펼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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