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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으로 만나는 명언 한 조각 | 일요일, 이 한 문장이 마음을 안아줍니다

하나의책장 2025. 5. 4.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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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인생을 극으로 본다면 작가는 나고 주인공도 나다. 작가가 위기에 빠진 주인공 곁에 같이 앉아 ‘어떡해, 어떡하면 좋아’ 하고 발을 동동 굴러선 안 되는 법이다. 걱정에 빠진 내 인생의 주인공인 나를 위해 작가인 내가 할 수 있는 건 다음 회차로 이야기를 진전시키는 것뿐이다.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고, 순리에 모든 걸 맡기는 것.

생각에 갇혀 잠 못 이루는 밤, 긴 숨을 쉬어보자. 숨이 나가고 들어오는 것에만 집중해보자. ‘나는 숨을 쉬고 있다. 이렇게 잘 살아 있다. 걱정에 빠진 나를 구원하기 위해, 가만히 숨을 쉬며 누워 있다.’ 이렇게 생각이 정리된 다음, 주인공을 위한 최선의 다음 화를 써내려가는 거다. 주인공이 방치될 순 없으니까.

— 『보통의 언어들』, 김이나

 

 

 

긴 하루 끝에 머무를 때, 저는 이 문장을 자주 꺼내어 곱씹어 봅니다.

내 인생의 작가인 제가 너무 자주 주인공 곁에 주저앉아 함께 우는 건 아니였는지 생각하면서도요.

 

눈앞이 캄캄할 땐 이야기를 멈추고 싶은 게 사람 마음이지만, 멈춰선 그 자리에서 이야기의 방향은 바뀌지 않습니다.

글쓰기를 멈춘 작가처럼 생각에 갇힌 우리는 무기력해지기 쉬우니까요.

 

하지만 살아서 숨을 쉰다는 것은 다음 장면을 쓸 수 있다는 뜻입니다.

불안하고 우울한 밤이라도 우리는 여전히 다음 회차의 첫 문장을 쓸 수 있는 존재입니다.

 

전 오늘을 살아낸 제게 말해줍니다.

"괜찮아, 이제 이 다음 이야기를 써보자."

이건 그 누구도 대신 써줄 수 없는 오직 저만의 대본이니까요.

 

일요일 오후, 조용히 자신에게 말을 걸어보세요.

요즘 수고한 나에게 어떤 말을 해주고 싶은가요?

지금 떠오르는 그 말이 당신에게 가장 필요한 위로일지 모릅니다.

 

 

 

오늘 당신이 품어야 할 것은 누군가의 인정보다도 스스로에게 다정해질 용기입니다.

이 문장을 조용히 가슴에 품어주세요.

그리고 혹시 떠오르는 누군가가 있다면 이 따뜻한 사유를 함께 건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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