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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책 5

2024 노벨문학상 한강 수상기념 강연 빛과 실 전문

한강 노벨문학상 수상기념 강연 전문  빛과 실 지난해 1월, 이사를 위해 창고를 정리하다 낡은 구두 상자 하나가 나왔다. 열어보니 유년 시절에 쓴 일기장 여남은 권이 담겨 있었다. 표지에 ‘시집’이라는 단어가 연필로 적힌 얇은 중철 제본을 발견한 것은 그 포개어진 일기장들 사이에서였다. A5 크기의 갱지 다섯 장을 절반으로 접고 스테이플러로 중철한 조그만 책자. 제목 아래에는 삐뚤빼뚤한 선 두 개가 나란히 그려져 있었다. 왼쪽에서부터 올라가는 여섯 단의 계단 모양 선 하나와, 오른쪽으로 내려가는 일곱 단의 계단 같은 선 하나. 그건 일종의 표지화였을까? 아니면 그저 낙서였을 뿐일까? 책자의 뒤쪽 표지에는 1979라는 연도와 내 이름이, 내지에는 모두 여덟 편의 시들이 표지 제목과 같은 연필 필적으로 또박..

여행맛집일상 2024.12.15

Han Kang Nobel Prize 한강 노벨문학상 시상식 수상소감

Your majesties, your royal highnesses, ladies and gentlemen. I remember the day when I was eight years old. As I was leaving my afternoon abacus lesson, the skies opened in a sudden downpour. This rain was so fierce that two dozen children wound up huddled under the eaves of the building. Across the street was a similar building, and under those eaves I could see another small crowd— almost like..

여행맛집일상 2024.12.14

한강 노벨문학상 시상식 | 한국인 최초 아시아 여성 최초 노벨문학상 수상

"역사적 트라우마에 맞서고 인간 삶의 연약함을 드러낸 강렬한 시적 산문" 작가 한강이 한국인 최초이자 아시아 여성 작가로는 처음으로 노벨 문학상을 수상했습니다.라이브를 통해 수상의 순간을 지켜보는데 얼마나 뭉클했는지 모릅니다. 한참 전에 출간되었던 [소년이 온다]를 처음 읽고선 며칠을 앓았었습니다.우리의 부모님들이 겪었던 순간이었기에, 직접 들었던 이야기들이 있었기에 더 크게 와닿았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대한민국 헌법 제 1조 1항과 2항에 명시되어 있듯이,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며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오는 것입니다.대한민국의 주인은 바로 국민입니다. 개인의 것이 아닙니다!한국 문학의 위상을 각인시킨, 경사스러운 이 순간에 대통령의 내란으로 인해 나라가 뒤숭숭하니 그저 할 말을 ..

여행맛집일상 2024.12.12

한강 눈물이 찾아올 때 내 몸은 텅 빈 항아리가 되지 | 한강시집 현대시

눈물이 찾아올 때 내 몸은 텅 빈 항아리가 되지  거리 한가운데에서 얼굴을 가리고 울어보았지믿을 수 없었어, 아직 눈물이 남아 있었다니 눈물이 찾아올 때 내 몸은 텅 빈 항아리가 되지선 채로 기다렸어, 그득 차오르기를 모르겠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나를 스쳐갔는지거리 거리, 골목 골목으로 흘러갔는지 누군가 내 몸을 두드렸다면 놀랐을 거야누군가 귀 기울였다면 놀랐을 거야검은 물소리가 울렸을 테니까깊은 물소리가 울렸을 테니까둥글게더 둥글게파문이 번졌을 테니까 믿을 수 없었어, 아직 눈물이 남아 있었다니알 수 없었어, 더는 아무것도 두렵지 않다니 거리 한가운데에서 혼자 걷고 있을 때였지그렇게 영원히 죽었어, 내 가슴에서 당신은 거리 한가운데에서 혼자 걷고 있을 때였지그렇게 다시 깨어났어, 내 가슴에서 생명은

함께읽는시집 2024.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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