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밤에읽은책

사랑 후에 오는 것들 – 츠지 히토나리 | 간밤에 읽은 책, 오늘 새벽엔 이 문장이 남았다

하나의책장 2025. 6. 2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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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후에 오는 것들 (츠지 히토나리)

저자 츠지 히토나리

(주)태일소담출판사

2024-08-15

원제 : 愛のあとにくるもの

소설 > 일본소설

 

 

 

혼자 남겨진 밤은 낯설지만 그 고요 속에서 비로소 자신의 온기를 다시 찾을 수 있다.

 

 

 

■ 책 속 밑줄

 

생각해 보면 인간은 후회하며 사는 동물이다. 사자나 기린이나 낙타가 후회를 하리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후회를 하기 위해 태어난 인간은 태어난 그 순간부터 얼마나 괴롭고 덧없는 존재인가.

 

 

최홍은 우리가 우연히 만났을 때부터 헤어지던 그날까지 쉬지 않고 달렸다. 내가 아르바이트에 쫓기고 있는 동안에도 묵묵히 달리고 있었다. 언젠가 왜 그렇게 열심히 달리느냐고 물어본 적이 있다. 홍이는 그냥, 하고 말끝을 흐렸다. 그저 그뿐이었는데 나는 왠지 그다음을 물어보아서는 안 될 것 같았다.

 

 

홍이와의 추억은 생생하고 쓰라리며 결코 잊을 수 없는 것들뿐이다. 같은 시간이 거기에도 흘렀으나, 이쪽은 마르지 않는 수맥을 더듬어 가듯 살아 있는 기억들뿐이다. 앨범 속의 오래된 사진이 아닌 지금도 퇴색하지 않고 움직이는 필름과 같은 선명한 영상이다.

 

 

그렇게 우리는 만나게 되었다. 평온한 시작이었으나, 그 작은 만남 뒤에 두 나라를 걸친 운명적인 사랑과 이별이 기다리고 있었다. 몇 번의 기적이 둘을 만나게 한 것처럼 또 몇 번의 기적이 더해져 이렇게 우리 두 사람은 다시 만났다. 이것이 신의 못된 장난인지, 아니면 예정된 운명인지 나는 지금 그것을 확인하려 한다.

 

 

사랑이 끝나도 인생은 계속된다.

남겨진 이가 감당해야 할 것은 사랑의 부재가 아니라 그 부재를 채워야 하는 하루하루의 무게였다.

 

 

■ 끌림의 이유

 

사랑이 끝난 뒤에 찾아오는 감정의 파도, 그 섬세한 여운이 문장 속에 고스란히 녹아 있습니다.

저자는 이별 후의 공허한 일상을 정교하게 묘사하고 있으며 사랑의 끝이 곧 새로운 출발점이 될 수 있음을 전하고 있습니다.

특히 감정의 세밀한 결을 헤아리는 문장은 마치 상처 위에 천을 덧대는 듯한 치유의 시간을 만듭니다.

이별 후에도 사랑은 끝나지 않고 형태를 달리한 감정으로 삶 속 어딘가에 머무른다는 걸 다시금 느끼게 해줍니다.

 

 

■ 간밤의 단상

 

원작 소설의 드라마화 소식에 모두의 기대를 모았고 배우 이세영과 사카구치 켄타로의 주연 확정은 결국 SNS를 뜨겁게 달구었습니다.

저는 돌아다니는 숏츠로만 얼핏 보다가 이후 완결까지 나온 후에야 쿠플에서 마지막화만 보게 되었습니다.

워낙 연기를 잘하는 배우들로만 구성되다 보니, 드라마도 원작 소설만큼 무척 만족스러웠는데 무엇보다 지난 날의 사랑과 이별들을 저절로 상기시켜주었습니다.

 

사랑이 끝난 자리에 남겨진 우리는 무엇으로 채워져야 할까요?

사람이 한때의 감정만으로는 살아갈 수 없다는 사실이 어쩐지 씁쓸하면서도 따뜻하게 다가왔습니다.

 

소설을 읽으며 떠올린 건, 상실은 끝이 아니라 감각의 재편이라는 사실입니다.

끝나지 않은 감정은 떨쳐내기 전까진 자신 안에 맴돌 수밖에 없는데 또 우리는 그 안에서 소소한 일상과 사소한 웃음을 다시 발견하게 됩니다.

즉, 이별이란 결국 누군가의 빈자리를 마주하는 일이지만 동시에 새로운 자아와 마주하는 여정이기도 합니다.

 

오늘 새벽, 이 문장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습니다.

사랑이 끝나도, 우리는 여전히 살아간다.

 

 

■ 건넴의 대상

 

사랑의 끝에서 다시 일상을 살아가는 분

이별 후 자신에게 찾아온 공허함에 위로가 필요한 분

상처 위에 또다른 빛을 채우고자 하는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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