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밤에읽은책

노박씨 이야기 – 슈테판 슬루페츠키 | 간밤에 읽은 책, 오늘 새벽엔 이 문장이 남았다

하나의책장 2025. 5. 2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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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박씨 이야기

저자 슈테판 슬루페츠키

문학동네

2001-09-08

원제 : Herr Novak und die Mausfrau

소설 > 오스트리아소설

세계문학 > 오스트리아문학

 

 

 

그는 사랑을 꿈꿨지만, 그 꿈 속에서도 늘 혼자였다.

 

 

 

■ 책 속 밑줄

 

끔찍한 월요일이었다.

노박 씨는 콘트라베이스를 켜지 않았다.

카페에도 가지 않았다.

책을 읽지도 않았고 먹지도 않았고 편지도 쓰지 않았다.

노박 씨는 앓고 있었다. 상사병…… 주체할 수 없는 사랑에 빠진 것이다.

 

"내가 바보였어. 알지도 못하는 사람을 찾아 헤매느라 발에 물집까지 생겼으니. 제정신이 아니었어. 마음만 빼앗긴 게 아니라 건강까지 빼앗긴 거야."

 

"그림을 그리고 있어요."

그녀는 연필을 내려놓고 탁자 위로 스케치북을 건네주었다.

"잘 그리시네요. 정말 멋진걸요."

릴라와의 인연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둘은 오랫동안 카페에 앉아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사랑 고백, 그 얼마나 아름다운 일일까.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나는 나고 당신은 당신이에요. 함께 있어 즐거우면 그뿐이에요. 그렇지 않다면…… 그걸로 끝인 거구요."

집으로 오는 길에 버스에 치이지 않은 것만도 다행이었다.

너무나 혼란스러운 나머지 생각에 잠겨 길을 걷다가 도로 한가운데에 그대로 서버렸던 것이다.

 

그는 이제 예전의 크기로 돌아왔다.

그는 발을 쾅쾅 구르며 떠나갈 듯 외쳤다.

"나는 나야! 그리고 네 말대로 넌 바로 너지! 넌 소중한 내 마음을 받을 자격이 없어!"

 

다시 겨울이 왔다. 겨울과 함께 눈도 내렸다.

 

 

■ 끌림의 이유

 

『노박 씨 이야기』는 짧고 동화 같은 이야기지만, 그 여운은 의외로 깊습니다.

한 생쥐가 품은 사랑과 좌절 그리고 자아를 찾아가는 여정을 통해 우리 내면의 외로움을 들여다보게 하죠.

노박 씨는 사랑을 통해 상대와 하나가 되고 싶어 했지만 결국 중요한 깨달음에 이릅니다.

사랑은 닮는 것이 아니라 다름을 품고 함께 걷는 일이라는 것을요.

그의 혼란과 성장은 어쩌면 우리 모두가 한 번쯤 겪는 내면의 통과의례 같기도 합니다.

 

 

■ 간밤의 단상

 

사랑은 종종 외로움에서 시작됩니다.

텅 빈 마음 한가운데 누군가가 들어와 주길 바라며 우리는 조심스럽게 손을 내밀죠.

 

『노박 씨 이야기』는 그 손끝에서 마주치는 차가운 현실을 아주 섬세하게 그려냅니다.

상대를 사랑한다는 건 결국 그 사람의 온전한 존재를 받아들이는 일인데 노박 씨는 그걸 조금 늦게 알게 됩니다.

 

"나는 당신이 되고 싶어요."

간혹 사랑이라는 이름 아래 우리는 종종 자기 자신을 잃어버리게 되는데, 노박 씨가 내뱉었던 이 말은 어쩌면 너무 많은 것을 원하는 사랑의 본능을 상징할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사랑은 동일함을 강요하지 않습니다.

노박 씨는 결국 상처받고 나서야 자신만의 크기로 돌아오게 됩니다.

 

사랑은 상대를 닮는 것이 아니라 상대의 자리를 인정하고 함께 걷는 일입니다.

그래서인지 노박 씨가 자기 자신을 다시 찾는 그 장면이 어쩐지 눈부시게 느껴졌습니다.

사랑이란 나를 잃지 않으면서도 함께할 수 있는 법을 배우는 과정이니까요.

 

 

■ 건넴의 대상

 

사랑의 본질에 대해 생각해보고 싶은 분

짧지만 여운 깊은 이야기로 마음을 채우고 싶은 분

감정의 결을 글로 느끼고 싶은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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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감상이 더해지면 이 공간은 조금 더 깊고 따뜻해질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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